이건 작은 건넴과 다정함을 짚어보려는 시도다.
존재의 고유 세계, 세계의 포개짐, 겹칩, 흩어짐, 리듬, 사이클,소리, 움직임, 비물질, 몸짓
우리 주변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세계들이 있다. 이들은 빠르
게 스치고 흩어지지만, 그 안에는 조용하고 미묘한 리듬이 깃들어 있다. 숨
소리, 걸음걸이, 손끝의 움직임, 귤을 건네는 손짓 같은 작고 미약한 몸짓들.
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, 나는 그런 순간들 속에서 다정함을 본다.
이 다정함은 식탁 위에서 시작된다. 밥 짓는 냄새, 식기 부딪히는 소리, 김
과 식혜, 주먹밥을 쥐는 손. 익숙한 풍경 속에서 안부를 주고받는 방식은 몸
짓이 되고, 관계가 된다.
서툴고 짧은 건넴일지라도 그것이 네트를 넘어 닿을 수 있다면, 그건 하나
의 리시브가 된다. 실패 끝에 몇 번이라도 이어지는 탁구공 같은 순간들. 나는 그 반복 속에서 세계와 가까워지는 법을 배운다.